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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가 없어서 틀니를 사용하는데 양치질 해야 하나요?
[김현정의 입속 탐험]
우리나라 요양시설에 있는 노인 159명(60대 5명, 70대 이상 154명)을 대상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구강건강지표를 조사했습니다. 현존 자연치아수, 자연치아가 20개 이상 있는 노인 비율, 치아가 하나도 없는 무치악 노인 비율을 조사한 결과 자연치아수는 같은 연령대의 일반인 대비 75.3%, 20개 이상 자연치아 보유율은 77.3%로 나타났고, 치아가 하나도 없는 사람의 비율은 약 2.5배 높았습니다.
무치악 노인들은 틀니를 사용합니다. 치과의사에게 틀니 제작은 매우 힘든 치료 중 하나입니다. 환자의 잇몸 형태에 맞춰 정밀하게 제작하지만, 환자들이 단번에 만족하기 쉽지 않아 몇 번의 수정을 거쳐야 비로소 완성됩니다. 틀니를 처음 사용할 때는 입안이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불편감이 사라질 때까지 치과를 자주 방문해서 조금씩 조정해 가며, 틀니에 익숙해지도록 훈련을 해야 합니다. 틀니에 적응한 후에는 1년에 1번씩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구강검진 및 틀니 조정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건강보험에서 틀니를 지원합니다. 틀니 교체 주기는 7년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7년 이후엔 다시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틀니 장착 후 불만스럽거나 잃어버려서 다시 만들 경우 보험 적용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틀니 사용 후 7년 내에 틀니가 심하게 안 맞아 틀니 제작이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의학적 소견이 있거나, 화재 등 천재지변으로 틀니가 분실·파손된 때에는 1회에 한해 건강보험으로 다시 제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치아가 하나도 없는 무치악 노인은 구강관리를 하지 않아도 될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무치악에 이른 불량한 구강관리 습관과 유전적 소인, 틀니에서 비롯되는 추가적 구강건강 위험이 있습니다. 틀니 사용자 3명 중 2명은 틀니 때문에 구내염이 생겨 식사에 곤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구내염은 틀니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때 많이 발생합니다. 또한 입냄새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습니다.
국내 틀니 사용자의 70%는 잘못된 방법으로 틀니를 관리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틀니를 소독한다고 소금물에 담그거나 삶아서 플라스틱 소재인 틀니의 모양이 변해 잇몸에 맞지 않게 됩니다. 틀니를 소독하려면 폴리덴트 같은 틀니세정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틀니세정제는 틀니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입냄새와 구내염을 유발하는 곰팡이와 구강세균들을 살균하고 얼룩과 바이오필름까지 제거합니다. 틀니를 잘못 관리하면 모양이 변해 잇몸에 제대로 맞지 않고 덜그럭거리게 됩니다. 씹을 때마다 불편하고, 틀니와 잇몸 사이에 음식물 찌꺼기와 바이오필름이 쌓여 입냄새와 잇몸 염증의 원인이 됩니다.
틀니 세정만큼 중요한 것은 적정한 착용 시간과 보관입니다. 틀니를 착용한 상태가 편하다고 틀니 탈착을 안하고 계속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틀니 사용자의 약 35%가 틀니를 끼고 잠을 자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잘 때는 침 분비가 줄어 입안이 건조해지고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지는데, 이때 틀니를 끼고 자면 입 안에 더 많은 바이오필름이 생깁니다. 때문에 입냄새뿐만 아니라 잇몸 손상이나 염증으로 잇몸 뼈가 더 빨리 흡수될 수 있습니다. 낮이든 밤이든 잘 때는 반드시 틀니를 빼고 자야 합니다. 놀랍게도 자다가 입 안에 있던 부분틀니가 폐에 들어간 임상증례도 있습니다. 자는 동안에는 물을 채운 용기에 틀니가 완전히 잠기게 담가 두어야 변형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구내염이 있을 때는 보관하는 물에 틀니세정제를 넣어야 원인균들을 살균해 증상이 완화되고 치료가 빨라집니다.
틀니를 사용하는 무치악 노인은 흡인성 폐렴에 걸리기 쉽습니다. 돌봄이 필요한 노인에게 틀니에 서 비롯된 구내염이나 캔디다증이 흔히 발생합니다. 구강이 불결한 상태에서 스스로 의치를 빼기가 힘들고, 노화와 약물복용 부작용으로 침분비 감소와 탈수, 더 나아가 구강문제로 먹지를 못하면 면역기능도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수년 동안 틀니를 빼지 않아 틀니와 잇몸 사이에 두껍게 낀 세균막을 걷어내니 심한 잇몸 염증이 있다는 사례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무겁습니다.
틀니를 사용하시는 분들의 구강관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식사 후에 제일 먼저 손을 비누로 30초 이상 깨끗이 씻은 후 틀니를 만져야 합니다. 비누와 물을 사용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바르는 손세정제를 사용합니다. 입안에서 틀니를 빼내어, 젖은 수건이나 물이 담긴 대야 위에서 부드러운 칫솔을 이용해 틀니 전용 세정제나 주방용 세제로 닦습니다. 틀니는 치아보다 약한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틀니를 치약으로 닦으면 표면에 상처가 생길 수 있으며, 그 상처에 세균이 번식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한 주에 한 번은 틀니가 충분히 잠길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 폴리덴트 같은 틀니세정제를 녹인 후 담가서 소독해야 합니다. 틀니세정제에 담가 둔 틀니는 흐르는 미지근한 물에 30초 이상 충분히 씻어 세정제를 완전히 제거한 후 다시 사용합니다. 또한 틀니를 너무 힘주어 잡거나, 틀니에 물이 묻어 미끄러우면 바닥에 떨어져 부서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입안에 있는 틀니를 빼낸 후엔 아주 부드러운 칫솔과 완두콩보다 적은 양의 치약으로 남아있는 치아와 함께 입안 구석구석 가볍게 닦아내세요. 아주 약하게 그러나 세심하게 입안 구석구석 천천히 닦아냅니다. 나이가 들수록 두터워지는 설태도 세심하게 닦아주세요. 그리고 500mL 물로 다채널 구강세정기를 사용해 입안에 있는 바이오필름과 음식물 찌꺼기와 치약을 깨끗하게 씻어내세요. 외출 중이어서 틀니를 세척하기 힘든 상황이면 틀니를 입안에서 꺼낸 후 물로 입속과 틀니를 헹궈주는 것이 좋습니다.
씹고 삼키기, 말하기, 미소 짓기, 사람들과 어울리기 등 구강건강은 노인들의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건강과 직결됩니다. 치아가 있든 없든 그날 생긴 입 속 바이오필름인 플라그나 설태 등을 그날 제거하며, 틀니도 제대로 관리해야 합니다.
틀니는 치아가 아닙니다. 매일 식사 후에는 꺼내어 틀니세정제로 잘 닦고 흐르는 물에 헹궈 사용합니다. 전용세제가 없다고 치약을 사용하지 마십시오. 차라리 주방세제를 사용하세요. 낮잠이든 밤잠이든 자기 전에는 틀니를 꺼내 씻어서 찬물에 완전히 담가서 보관하세요. 틀니를 사용하는 노인들은 더욱 세심한 구강 관리와 제대로 된 틀니 관리가 필요합니다.
참고자료
국민건강보험 급여사업실 https://dementiaoralcare.org
강동경희대학교병원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9089265&memberNo=19859711
조선일보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2405030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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